▴강북구민이 건강하고 행복을 느낄 때까지 걷기운동으로 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김준기 강북구걷기협회장.
▴강북구민이 건강하고 행복을 느낄 때까지 걷기운동으로 봉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김준기 강북구걷기협회장.

2025년 11월, 비가 그친 뒤 북한산 자락의 공기가 유난히 상쾌한 날,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찬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이곳은 강북구걷기협회(회장 김준기)의 주 무대 중 하나다. 2019년 1,500명이던 동호인은 팬데믹의 혹한기를 뚫고 3,600명(워크온 가입자 기준)이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 저력은 2024년 12월, 공식적으로 입증됐다. 강북구 34개 체육 종목단체 중 최고를 가리는 '강북구체육회 우수단체 시상식'에서 '대상(大賞)'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안은 것. ​영하권의 날씨에도 수백 명을 광장으로 모이게 하고, 단순한 걷기 행사를 지역 정치, 경제, 문화계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킨 힘. 그 중심에는 2025년 만장일치로 재선임되며 묵묵히 협회를 이끌어 온 김준기 회장이 있다. ‘가장 정직한 운동’이라는 걷기를 통해 강북구의 건강과 화합을 견인해 온 그의 철학과 비전을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36개 단체 중 으뜸, ‘대상’의 무게와 의미

지난해 연말 ‘대상’ 수상은 협회의 위상을 단숨에 올려놓은 쾌거였다. 김준기 회장은 이 모든 공을 3,600여명의 동호인들에게 돌렸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찹니다. 하지만 그 상은 결코 제 개인의 상이 아닙니다. 우리 걷기협회가 36개 체육종목단체 중에서 대상을 받게 된 것은, 오로지 각 동 회장님들과 임원 모두의 적극적인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궂은 날씨에도 묵묵히 함께 걸어주신 우리 동호인들의 헌신적인 동참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의 말처럼, 협회의 성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2019년 1,500명 동호인 확보, 2020년 12월 기준 ‘워크온’ 가입자 3,600명 돌파. 팬데믹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확장세다. 김 회장은 “궂은 날씨에도 함께 걸으며 활력을 주신 모든 동호인 여러분이 함께 받은 상”이라며 “이 기쁨을 모든 회원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위기를 기회로, 팬데믹을 뚫고 나간 ‘비대면의 저력’

강북구걷기협회의 성장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가장 혹독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2020-2021)에 오히려 그 저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모든 대면 활동이 ‘올 스톱’ 되었던 2020년, 협회는 좌절하는 대신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년같이 큰 대회를 열지 못해 매우 송구하고 아쉬웠습니다.” 김 회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하지만 건강은 그럴수록 더 중요하기에, 우리는 비대면 걷기대회라는 형식을 고안했습니다.”협회는 2020년 11월 14일, 우이동 만남의광장에서 근현대사기념관까지 4.8km 구간을 각 동별로 철저히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걷는 ‘비대면 걷기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발 더 나아가, 2020년 10월 17일에는 월드비전과 함께 ‘글로벌 6K 포 워터(For Water)’ 캠페인에 동참했다.

“단순히 우리의 건강만을 위한 걷기가 아니었습니다. 머나먼 아프리카 아동들이 깨끗한 식수를 얻기 위해 매일 걷는 평균 6km의 고통을 공감하고, 그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뜻깊고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이는 협회의 걷기 활동이 단순한 건강 증진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공익을 실현하는 단계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걷기는 축제다’ 김준기 표 걷기대회의 성공 공식

매년 봄과 가을, ‘강북구청장배’, ‘협회장배’, ‘서울시공모사업’ 기타 등 년간 4~5회 걷기대회가 열릴 때마다 1,000여명에 이르는 인파가 운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회장은 ‘걷기’를 ‘축제’로 만든 것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한다.

“걷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생활 운동입니다. 하지만 혼자 걸으면 '사색'이 되지만, 둘이 걸으면 '대화'가 되고, 셋 이상이 뭉쳐 걸으면 '공동체의 가치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그의 말처럼 강북구걷기협회의 행사는 걷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안숙화 소프라노의 청아한 ‘우리 함께걸어요!’,‘ 랑랑랑 힐링투어’ 식전 공연으로 시작해, 신나는 율동과 체조로 분위기를 띄운다. 우리 함께걸어요! 랑랑랑 힐링투어는 협회 고문인 이진호 박사가 작사한 곡으로, 2022년에는 그 의미를 기려 우이동에 노래비가 세워졌을 정도로 협회의 ‘주제가’가 되었다.

걷기 코스 역시 솔밭근린공원에서 4.19 국립묘지 전망대, 근현대사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길을 택한다. 완주한 회원들에게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크리스탈 메달이나 기념품이 주어지며, 행사의 대미는 언제나 푸짐한 경품 추첨이 장식한다. 지역 한국새생명복지재단, 서울신세계안과, 강북새마을금고, 화계사 절, 치과 등다양한 후원사들이 참여한 경품 추첨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나누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만든다. ‘건강, 역사, 음악, 그리고 보상’이 어우러진 이 축제에 구민들이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강북구 화합의 구심점, ‘소통의 플랫폼’을 열다

강북구걷기협회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강북구의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천준호⋅한민수⋅지역위원장 등), 서울시의회 부의장 이종환⋅이용균 시의원, 강북구의회 의장단(김명희.조윤섭) 유인애.최치효. 곽인혜⋅최미경 의원 등을 비롯해 이정식 강북구체육회 회장. 지역 대표인사들 까지 여야와 직능을 막론한 리더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이는 김준기 회장이 이끄는 걷기협회가 단순한 체육 단체를 넘어, 강북구의 모든 구성원이 ‘건강’과 ‘화합’이라는 공동의 가치 아래 하나가 되는 ‘소통의 플랫폼’이자 ‘화합의 구심점’역할을 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후원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한국새생명복지재단, 서울신세계안과, 강북새마을금고. 불교조계종 화계사. 원더플란트치과 등 다수의 지역 기관 및 상공인들이 꾸준히 힘을 보태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오늘의 발걸음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이웃과 소통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걷는 동안 안전 수칙을 잘 지켜주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매 행사마다 잊지 않는다. 수백, 수천 명이 모이는 대형 행사를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치러내는 그의 꼼꼼함은 지역 리더들이 그를 신뢰하고 협회 행사에 기꺼이 동참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다.

■다음 걸음을 향하여, ‘강북구민 모두가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2025년 1월, 제5차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재선임 되었으며 ‘대상’수상의 쾌거를 이룬 김준기 회장. 그는 짧은 기간에 협회를 서울시와 강북구 체육종목단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우수단체의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그에게 대상 수상 이후의 다음 목표를 물었다.

“대상 수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히려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협회의 발전은 임직원, 동협회의장님들의 아낌없는 봉사와 각 동 총무, 리더님들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강북구민들의 뜨거운 참여 덕분이었습니다.”

김준기 회장은 “코로나19로 활동이 어려웠지만, 그럴수록 더 철저히 준비하며 회원 간 화합과 봉사정신으로 단합해 왔다”며, “앞으로도 ‘강북구민이 건강하고 행복을 느낄 때까지’라는 슬로건처럼, 더 많은 주민이 걷기 운동에 동참하여 건강을 챙기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북한산 자락의 맑은 정기를 받으며, 이웃과 함께 걷는 ‘가장 정직한 발걸음’. 그 발걸음들을 하나로 모아 강북구에 건강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김준기 회장의 다음 걸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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