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3년간 ‘광폭 행보’를 하며, 도봉구의 가치를 크게 높인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방송에 출연해 구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취임 후 3년간 ‘광폭 행보’를 하며, 도봉구의 가치를 크게 높인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방송에 출연해 구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아기공룡 둘리’의 고향이자 1980년대 서울의 향수를 간직한 곳. 서울의 변방으로 여겨지던 도봉구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취임 후 지난 3년간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였다. ‘오서방’이라는 친근한 별명 뒤에는 GTX-C 노선 지하화 확정, 북한산 고도지구 완화 등 수십 년 묵은 난제를 해결해 낸 뚝심이 있었다. 최근 YTN 뉴스PLUS에 출연한 오언석 구청장의 인터뷰를 통해 도봉구의 현재와 미래 청사진을 지면에 옮겼다.

■ ‘영업사원 구청장’이 일궈낸 교통·주거 혁명

지난 11일 YTN 스튜디오를 찾은 오언석 구청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도봉구에서 보수 정당 출신의 젊은 구청장이 당선됐을 때,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오언석 구청장은 자신을 ‘도봉구의 영업사원’이라고 칭했다. 그는 “취임 초부터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모토로 삼았다”며 “행정 실무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구청장은 정부와 서울시를 찾아다니며 세일즈를 한 결과 단기간에 굵직한 성과들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재임 기간 도봉구의 지형도는 크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단연 교통과 도시계획 분야다. 오언석 구청장은 “GTX-C 노선의 도봉구 구간 지하화 확정과 오는 24일 예정된 우이방학 경전철 착공식은 도봉구 교통망의 혁명적 변화를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34년 만에 이뤄진 북한산 고도지구 완화와 20년 만의 도시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은 도봉구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기폭제로 평가받는다. 12년간 멈춰 섰던 창동 민자역사 공사가 재개되고 서울 아레나가 착공에 들어간 것 또한 그의 ‘세일즈 행정’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이러한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기초단체장 공약 이행 평가에서 도봉구는 3년 연속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통계청 지역 조사에서는 지자체 신뢰도 등 14개 항목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고, 최근 실시한 2025년 행정수요조사에서는 구정 운영 만족도가 무려 94.5%에 달했다. 오언석 구청장은 “이 모든 성과는 구민들의 응원과 직원들의 적극 행정이 어우러진 ‘원팀’의 결과”라며 공을 돌렸다.

■ 규제 걷어내고 재건축 속도전 “주거환경 개선이 최우선”

도봉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이지만, 노후화된 주거 환경이 발목을 잡아왔다. 오언석 구청장은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재건축재개발과’를 신설하며 정비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취임 전 30여 곳에 불과했던 정비사업장이 규제 완화 노력 덕분에 현재 91개소로 대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 최초 사례들을 연이어 만들어내며 정비사업의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삼환도봉아파트는 서울시 최초로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를 적용받은 ‘1호’ 사업장이 됐고, 청한빌라와 우이빌라는 고도지구 완화 적용 1호 사례로 기록됐다. 방학동 신동아1단지의 경우, 구청의 적극적인 건의로 인접한 발바닥공원을 정비구역에 포함시켜 의무 공원·녹지 비율을 완화,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도봉구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도봉구가 규제지역에 포함된 것에 대해 오언석 구청장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근 3년간 도봉구 주택 가격이 5% 이상 하락했음에도 규제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 절벽과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 및 타 자치구들과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공인중개사협회 및 전문가들과 협력해 국토부에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큰 그림이 규제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도봉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양말’이다. 도봉구는 전국 양말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양말 산업의 메카’다. 하지만 오언석 구청장은 단순히 내수 시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무대를 겨냥했다.

그에게는 ‘미국에서 양말 파는 구청장’이라는 별명이 하나 더 있다. 오 구청장은 “매년 양말 디자인 공모전과 패션 페스타를 개최하고 공동 브랜드 ‘핏토’를 론칭하는 등 도봉 양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실제 성과도 놀랍다. 2023년 해외무역사절단장 자격으로 참가한 ‘LA 한인축제’에서 2만 달러 상당의 양말과 화장품을 현장 판매하고, 1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전주 세계한상대회에서는 관내 2개 기업이 170만 달러의 상담 수주 실적을 올렸고, 올해 초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총 51억 원 규모의 B2B 상담 성과를 기록했다.

오언석 구청장은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제가 직접 발로 뛰며 판로를 개척하겠다”며 ‘영업사원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新성장 거점’ 도봉구를 교통·문화·관광 융합 도시로

도봉구의 미래 청사진은 ‘미래형 관광도시’로 요약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성장 거점사업’에 도봉구가 포함되면서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핵심은 복합 힐링 공간 조성이다. 오언석 구청장은 “교통 혼잡 지역을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에 공원, 산악박물관, 체험형 관광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창포원, 평화문화진지, 다락원 체육공원 등 풍부한 인프라와 연계해 서울 동북권 최대의 힐링 명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에 도봉동 화학부대 이전 부지에 조성될 한옥마을과 도봉스포츠파크 건립 사업이 더해진다. 연간 700만 명에 달하는 도봉산 등산객을 단순 방문객이 아닌 체류형 관광객으로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오언석 구청장은 “천혜의 자연인 도봉산을 중심으로 문화와 사람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랜드마크 관광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청년 나이 45세로 상향 ‘젊은 도봉’의 파격 실험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가장 젊은 오언석 구청장은 청년 정책에서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청년 조례’를 개정해 청년의 연령 기준을 기존 39세에서 45세로 대폭 상향했다. 이 조치로 혜택을 받는 청년 인구가 8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도봉구는 8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5개 청년 정책을 추진 중이다. 대표 정책인 ‘청년 인턴십’은 단순한 직무 체험을 넘어 실질적인 취업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청년취업지원센터’는 개소 1년 6개월 만에 매출 40억 원, 투자유치 10억 원이라는 성과를 내며 청년 창업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 예술 분야의 지원도 돋보인다. 세계적인 비트박서 ‘윙(Wing)’ 등 청년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점은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2023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창단한 ‘브레이킹 실업팀’은 도봉구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상징한다. 창단 첫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시작으로, 올해 10월 전국체전에서는 금메달과 동메달을 휩쓰는 쾌거를 이뤘다.

오언석 구청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도봉구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교통, 주거, 산업, 문화가 어우러진 서울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완성하기 위해 신발 끈을 더욱 조여 매겠다”고 다짐했다. ‘양말 파는 영업사원’에서 ‘미래 도시의 설계자’로. 오언석 구청장이 이끄는 도봉구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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