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교육은 사람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김현석 메이커스쿨 도봉 대표.
▴‘기술 교육은 사람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는 김현석 메이커스쿨 도봉 대표.

대학 강단에서 공학 이론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산업 현장의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거쳐, 도봉구의 4차산업 교육을 이끄는 ‘메이커스쿨 도봉’의 위탁사인 마인3디피(Mine3DP) 김현석 대표는 기술이 어떻게 사람과 현장을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의 연속이다. 도봉구청 1층에 소재한 메이커스쿨 도봉에서 김현석 대표를 만나 기술과 교육 그리고 도봉구의 미래가 어우러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기술이 실생활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현장에서 직접 체감해왔다. 하지만 그 기술과 실제 사람들의 삶 사이의 접점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김현석 대표가 ‘메이커스쿨 도봉’의 운영을 맡게 된 것은 바로 이 ‘접점’에 대한 갈증에서 시작됐다. 그는 “단순한 기술 전달을 넘어, 주민과 청년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하며 창의력을 기르는 공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도봉구처럼 잠재력이 큰 지역에서 메이커 문화가 주는 변화의 힘은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

그가 가진 신념은 명확하다.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 메이커 교육의 가장 큰 가치 역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손으로 해결책을 만들어보는 경험에 있다’고 강조한다.

“지식 전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내용을 실제로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는 실천 중심의 학습이 메이커 교육의 핵심이다. 제 교육 철학은 ‘현장에서 배우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며, 지역과 함께 실현하는 교육’이다.”

그의 철학은 최근 서울문화고 학생들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샌드아트, 우드버닝 등 예술과 메이킹을 융합한 결과물도 훌륭했지만, 제작 과정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학생들의 후기가 가장 큰 감동이었다”며, 기술 교육이 단순한 기능 습득이 아닌, 사람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과정임을 역설했다.

■대학과 현장을 잇는 교육

대학교수이기도 한 김현석 대표는 두 교육 현장의 차이와 공통점을 명확히 꿰뚫고 있었다. “대학 교육이 ‘왜 그렇게 되는가’라는 이론적 깊이에 중점을 둔다면, 메이커스쿨은 ‘어떻게 하면 내가 만들 수 있을까’라는 실천적 접근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김현석 대표는 “두 현장이 ‘자기 주도성과 창의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고 말한다. 이 둘의 시너지는 그의 교육에 깊이를 더한다. 대학에서 쌓은 기술 전문성은 메이커 교육의 내실을 다져주고, 반대로 메이커스쿨 도봉에서의 생생한 피드백은 대학 교육의 현실 적용성을 높여준다. 그는 이 상호작용을 통해 “기술이 실제 사람들의 삶에 닿아야 진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AI 시대, ‘만드는 경험’이 왜 더 중요한가?

김현석 대표는 AI 기술이 주목받는 시대일수록, 오히려 손으로 만드는 경험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믿는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문제를 정의하고 해답을 설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AI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질문을 던지고 가설을 세워 시제품을 만드는 창조적 과정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다.”

그의 커리큘럼 기획은 이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 ‘창의성’, ‘현실 적용’의 균형을 중시한다. 문제 해결 기반의 사고 훈련, 실패를 내재화하는 실습, 그리고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 검토까지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교육 모델을 지향한다.

■’내가 사는 이유를 만드는 곳’ 도봉구 경제의 새로운 희망

김현석 대표는 메이커 교육이 도봉구의 청년 이탈과 일자리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메이커 교육은 ‘스스로 만들고, 판매하고, 성장하는’ 창업의 출발점이다. 디지털 제작 도구를 활용하면 소량 생산이 가능해져 초기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단순 창업뿐 아니라 시제품 디자이너, 디지털 제작 전문가, 메이커 강사 등 새로운 직업군을 준비하는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청년들에게 ‘내가 도봉구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실패할 수 있는 열린 실험실’지속가능한 메이커 생태계를 꿈꾸다

김현석 대표의 중장기 비전은 메이커스쿨 도봉을 ‘지역 기반 창의산업의 허브’로 키우는 것이다. 그는 ‘도봉형 메이커 창업 레지던시’와 같은 실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단기 위주의 지원 사업 구조와 ‘특별한 사람만 가는 곳’이라는 대중의 인식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연속성 있는 교육을 위한 중장기 지원 체계와 ‘우리 동네 굿즈 만들기’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콘텐츠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도전해보라. 처음엔 서툴 수 있지만, 여러분의 손끝에서 세상을 바꾸는 무언가가 시작될 수 있다. 메이커스쿨 도봉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함께 만들고 배우며, 도봉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고 싶다” 는 뜻을 전했다.

‘기술’은 도구이고 결국 ‘사람’이 중심이라는 그의 신념처럼, ‘메이커스쿨 도봉’이 기술과 사람, 그리고 지역이 어우러지는 따뜻한 혁신의 모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한편, 김현석 대표는 신한대학교 마이크로디그리학부 겸임교수, 인덕대학 기계공학과 전공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창의교육센터 연구원, Elestee Instromet Korea 엔지니어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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