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사설】

- 스마트폰에 빼앗긴 ‘뇌의 주도권’, 메타인지로 되찾자

어느새 우리 몸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 잠시라도 손에서 떨어지면 불안하고, 의미 없이 SNS를 넘기다 잠드는 밤이 익숙합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세상과 나를 잇는 필수적인 통로입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 바로 ‘뇌의 주도권’을 조금씩 내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의 자극이 쉴 새 없이 뇌를 씻어내는 듯한 상태.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기보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과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데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닌, 스마트폰 속 세상이 되어버리는 위험한 신호입니다.

■ 생각의 주인이 되는 힘, 메타인지

이 혼란에서 벗어날 열쇠는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에 있습니다. ‘메타(meta)’는 ‘한 차원 높은’이라는 뜻으로, 메타인지란 자신의 생각을 한 차원 위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통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스마트폰의 앱을 원할 때 열고 닫듯,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이라는 ‘앱’을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하는 힘입니다. ‘아, 내가 지금 또 의미 없이 스마트폰을 보려 하는구나’라고 알아차리고,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휴식이야’라며 의식적으로 멈추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의 시작입니다.

■ 뇌의 근력을 키우는 인지 훈련

메타인지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꾸준한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뇌의 ‘근력’과 같습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 작은 인지 훈련(Cognitive Training)으로 충분히 단련할 수 있습니다.

*호흡 관찰하기: 하루 5분, 편안히 앉아 오직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에만 집중해 보세요.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 ‘아, 다른 생각이 났구나’하고 알아차린 뒤, 다시 부드럽게 호흡으로 주의를 가져오면 됩니다. 판단 없이 그저 바라보는 이 과정이 뇌의 주의 통제력을 놀랍게 향상시킵니다.

*디지털 디톡스 산책: 점심시간 단 10분이라도 스마트폰 없이 걸어보세요. 발이 땅에 닿는 느낌, 스쳐 가는 바람, 주변의 소리에 집중하는 심신 통합 훈련(Mind-Body Integration)은 뇌를 현재로 되돌려놓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오늘부터 그 정성의 일부를, 내 안의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인 ‘뇌’를 돌보는 데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스마트폰의 주인이 아닌,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은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 서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