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뉴스=김형순 기자] - 인터뷰 -
“평생을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온 경험이 제게는 가장 큰 자산입니다. 이제는 그 자산을 바탕으로, 시(詩)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취업컨설팅으로는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의 미래를 열어주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이토록 다채로운 길이 공존할 수 있을까. 30여 년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 제복을 입고 민생의 최일선을 누볐던 이가 있다. 옥조근정훈장을 받으며 영예롭게 퇴임한 그는, 이제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관조하는 문학가이자, ‘나눔과 봉사’의 최전선에 선 사회봉사 리더, 그리고 인생의 전환점에 선 이들의 든든한 길잡이로 살아가고 있다. 국제라이온스협회354-A지구 서울문화라이온스클럽 회장이자 시인, 취업 컨설턴트인 전상욱(德和 全相昱) 작가의 이야기다.
■ 경찰의 눈으로 길어 올린 인생의 시, 『은행나무 평전』
전상욱 작가의 문학적 뿌리는 그의 특별한 이력에 깊이 닿아있다. 2021년 현대문학사조를 통해 등단한 그는, 2022년 「제23회 경찰문화대전」시 부문 입상으로 그 문학적 재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의 첫 시집 『은행나무 평전』은 경찰로서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며 삶의 가장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한밤중의 고성, 처절한 사고 현장, 이웃 간의 갈등과 눈물… 그런 밤들을 보내고 나면, 그저 기록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정의 무게가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제게 시(詩)는 그 무게를 견디고, 그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희망을 찾아가는 유일한 돌파구였습니다.”
그의 말처럼, 시집은 단순히 아름다운 시어의 나열을 넘어선다. 문단으로부터 ‘따스한 인간미와 정의라는 뚜렷한 기준이 녹아 있다’는 평을 받은 이 시집은, 반목하던 이웃들의 날 선 갈등, 순찰길에서 마주친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풍경을 그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용서와 화합의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그의 아호인 ‘덕화(德和, 덕과 화합)’처럼, 그의 펜은 갈등의 현장을 화합의 무대로 바꾸는 힘을 지녔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길을 찾다, ‘전상욱 취업 컨설팅’
수십 년의 공직 경험은 그에게 사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선물했다. 그가 운영하는 ‘전상욱취업컨설팅사무소’는 단순히 이력서 쓰는 법이나 면접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저는 이력서의 스펙 몇 줄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서사(敍事)를 먼저 봅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해야 했던 경찰로서의 경험이 제게는 가장 큰 무기입니다. 한 사람의 표정과 말투, 살아온 이야기 속에는 이력서에는 드러나지 않는 그 사람만의 강점과 가능성이 숨어있거든요. 제 역할은 그것을 함께 발견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입니다.”
그의 컨설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에게는 두려움을 용기로, 경력 전환의 기로에 선 중장년에게는 잠재된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여 자신감을 심어주는 ‘인생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이론을 넘어 삶의 지혜를 전하는 그의 상담은,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봉사의 최전선에서, 서울문화라이온스클럽 회장
그의 ‘봉사 DNA’는 퇴임 후에도 멈추지 않는다. 경찰로서의 삶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적인 헌신이었다면, 서울문화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서의 삶은 소외된 이웃을 향한 더 따뜻하고 내밀한 나눔의 실천이다.
“제복은 벗었지만, 봉사하는 마음까지 벗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는 더 자유롭게,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수 있게 되었지요. ‘We Serve(우리는 봉사한다)’라는 라이온스의 모토는 평생을 지켜온 제 신념과도 같습니다. 특히 시인으로서,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아름다운 공연을 선물하고, 청소년들의 문학적 재능을 키워주는 ‘문화 봉사’를 통해 우리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의 말처럼, 전상욱 작가는 경찰, 시인, 컨설턴트, 경비교육원 교수, 봉사 리더라는 여러 이름 속에서 ‘사람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라는 하나의 길을 걷고 있다. 제복을 입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켰던 그 손으로, 이제는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을 전하는 그의 의미 있는 인생 2막은 교수로서 후진 양성에 힘쓰며, 우리 시대의 많은 이들에게 깊은 귀감이 되고 있다. 김형순 기자 ks007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