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글씨를 쓰는 서예는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서예작품을 통해 그 글씨를 쓴 사람의 학식과 품격을 가늠할 수 있으며, 또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예·전각 명인이자 도봉구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범석 이정호 작가에게 직접 서예를 전수받은 ‘도봉1동 서예반’ 수강생들이 도봉구청 1층 로비갤러리에서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1월 6일(월)부터 17일(금)까지 이어지는 전시회로 김상열 님, 김탁환 님 등 28명의 아마추어 서예작가들이 참여했다.
올해로 열다섯 번째 이어진 ‘도봉1동 서예반 전시회’에는 이광재 도봉1동장, 이천하 주민자치위원장, 최문수 도봉구 통장협의회장, 박원기 도봉1동 방위협의회장, 서예반 회원 등 40여명이 참석해 테이프 커팅식을 하며 개막을 축하했다.
전시는 한자의 기본 서체인 전서(篆書), 예서(隸書), 해서(楷書) 등 다양한 서체들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특히 목간체가 눈길을 끌었다.
서예 명인 이정호 작가는 “목간체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 서한(西漢)시대에 나무 조각에 먹을 사용해 쓴 서체이다. 대나무에 쓴다고 해서 죽간체 또는 간독체라고도 불렀다. 쓰기도 매우 어렵지만 목간체는 전·예서를 쓴 다음 행·초서까지 수련을 해야 하기에 수년간의 서력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어 “수많은 시간동안 묵묵히 배우고 끈기 있게 서예를 이어온 수강생분들의 노력이 대단했다. 그 땀의 결과로 전시를 하게 되었다. 새해에도 쉼 없이 갈고 닦아서 서예인으로 거듭나시기 바란다”며 격려했다.
이날 전시작가 중에 최고령 수강생인 조화규(86세. 여) 님은 “좋아서 취미삼아 시작한 서예가 어느덧 20여년이 되었다. 이정호 선생님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붓을 잡았다. 오랫동안 글을 쓰면서 손 떨림도 사라지고 잡념이 제거되어 정신이 맑아졌다”면서 서선일여(書禪一如)에 경험에 대해 설명했다.
이광재 도봉1동장은 “어르신들이 나이를 잊고 붓을 통해 함께 나누고 협력하면서 전시회를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뭉클했다.
도봉1동의 자치회관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서예반 수강생들의 열정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멋진 작품을 선보여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새해에도 열정이 이어지시기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도봉1동 서예반은 매주 목요일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2시간씩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정호 작가는 국전(미협) 초대작가로 국전심사와 평암서예전각연구실을 30여 년간 운영하면서 많은 작가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제18대 대통령 옥새를 제작했으며, 2013년 한국예총의 명인으로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2002년에 도봉서예협회를 창립해 무료가훈써주기, 도봉산축제 깃발서예전을 추진했으며, 현재 한국전각협회 부회장으로 서울시의회, 도봉구, 도봉구의회, 광진구, 도봉문화원의 관인을 새기는 등 예술문화에서 민과 관의 가교 역할을 활발히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