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뉴스] 황톳길 걸으며
- 황인선 시인
이 앙증맞은 조그마한 발자국은
어디에서 와 어느 시대를 건너간
역사인가
찰진황토에 또렷하게 새겨져
삐뚤삐뚤 여기저기 길을 낸
산만한 흔적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이 발자국들을 되 밟는다
어느 발자국이나 제 역사가 있어,
나름의 무게가 있고
발끝 향하는 곳으로 길은 나기에
오늘 이렇게 남기는 족적은 또
누구를 부르는 이정표가 될까
차마 미끄러져 넘어짐을 저어하며
무겁게 온몸을 디뎌
수많은 자국 위에 한 뼘
혁명을 새긴다.
황인선 시인(프로필)
2025년 한국문인협회 '제14회 월간문학상'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한국문인산악회부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사무국장, 계간현대작가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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