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뉴스] 겨울 강가에서

▲황인선 시인 
▲황인선 시인 

황인선 시인

흐름이 멈춘 강에는
쌓인 눈 비질하는 바람이 휘돌고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쨍그랑 깨질듯 냉기로 가득한 하늘 
모든 것이 멈춰진 이곳에도
시간은 지나고 있어
출렁이는 물결무늬가
바람 따라 끝없이 새겨지고 있다
이마주름살 같은 
저 무늬 따라서 가면
바람 속에 들 수 있을까
눈보라 휘감는 그 등을 타고 도착한
시간의 끝자락에 결연히 서서
그대를 헤아려보고 싶다
바람, 시간이 뒤엉킨 겨울 강가에서
언 하늘 올려다보며
잿빛 낙엽송 하나 오롯이 섰다.

황인선 시인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한국문인산악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계간현대작가회 이사,  저서 추락의 깊이를 가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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