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가을의 끝자락, 도봉문인협회(회장 한휘준, 이하·도봉문협)는 지난 11월 1일(토) 오전 7시 30분, 도봉문화원 정문 앞에 참석한 4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2025년 가을 문학기행’의 시 한 줄 같은 설렘으로 회원들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날 행사는 문인들의 단합과 화합을 고취하고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년 중 행사인 가을 문학기행이다. 출발 후, 버스 안에서 한 회장님의 인사말이 이어지고 각 회원의 자기소개와 시(詩) 낭송, 노래 등으로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첫 방문은 충북 옥천 정지용문학관으로 정시인의 문학세계를 들러보며 시상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들은 ‘향수’의 시어처럼 고향의 정취가 묻어나는 그의 생가도 방문해 시 세계를 따라 걸으며, 한 시대의 언어와 감성을 되짚었다. 문학관 곳곳에 스며든 정지용의 삶은 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묻는 듯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근처 예약된 식당으로 이동한 한우영동식당에서 점심을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이어 충북 영동 사과 따기 체험에서 가을 햇살 속에 탐스러운 사과를 따며 문학보다 달콤한 웃음꽃이 피어났다. 또한, 보물찾기 프로그램으로 자연 속에서 동심을 회복한 문인들의 얼굴엔 생기와 여유가 사랑으로 번졌다.
오후 일정은 민족의 정서와 삶의 가락이 묻어 있는 백수 문학관으로 이동해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의 문학의 뿌리와 시대의 언어를 탐색하며, 문학이 인간의 삶을 비추는 거울임을 다시금 느끼며 인증사진을 촬영했다.
잠시 발걸음을 옮겨 김천 세계도자기 박물관에서 흙이 예술로 피어나는 과정 기록을 돌아보며, 유럽 작품들의 화려함과 우리나라 달항아리의 문학과 예술이 맞닿는 경계의 아름다움을 간접 체험했다.
이어 황악산 자락의 직지사로 향했다. 고요한 산사의 풍경 속에서 회원들은 잠시 시심을 고요히 가라앉히며, 불교적 사유와 문학적 성찰을 함께 떠올렸다. 오후 시간은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마지막 일정은 ‘달도 머물다 간다’는 ‘황간 월류봉’에 올라 가을의 하늘과 산이 맞닿는 풍경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남겼다. 그 순간, 문인들의 얼굴마다 문학의 빛깔이 물들어 있었다.
이날 한휘준 도봉문인협회 회장은 “오늘 바쁜 일정을 미루고 참석한 모든 회원님께 감사드린다. 가을은 시의 계절이며, 오늘의 여정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새로운 시구와 자연과 함께 시인이 되어 따뜻한 문학기행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봉문인협회가 지역 문학 발전에 중심이 되어 더 많은 구민과 함께 문학의 향기를 나누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도봉문인협회의 가을 문학기행은, 문학의 향기와 자연의 정취가 어우러진 단순한 문학여행을 넘어 삶과 언어, 그리고 시의 본질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회원들은 서로의 마음속에 피어난 시 한 줄을 품은 채, 저녁노을 속에 귀향하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