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김포문화원장.
▲박윤규 김포문화원장.

본인은 2차 세계대전 때 태어나 8·15 광복, 6·25사변, 4·19혁명, 5·16군사정변을 거치며 이젠 초고령사회에서 살고 있다. 청 뱀띠 을사년엔 무슨 희망으로 살아볼까 궁리해 보아도 잡념만 앞선다.

가슴이 답답해 바깥세상이나 볼 심정으로 1호선 전철 창 쪽 노인석에 앉는다. 구로공단을 지날 때까지 빌딩, 아파트, 상점, 회사 건물들이 빽빽이 줄을 서 있고 자동차 물결은 각양각색이고 나를 보라는 간판들이 제 자랑을 하며 손짓한다.

천안에서 다시 회차하여 삭막한 농촌 풍경을 본다. 내 눈에 비친 전철 양편 풍경 모습은 여당 야당들이 너 죽고 나 살자는 모습으로 보임은 현실일까? 착시현상일까? 왜 상생낙상을 못 할까?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회병리 때문일까?

가슴이 또 답답하기 시작하여 노량진 전철역에서 내려 수산시장 쪽으로 걸었다. 자유를 잃은 생선들! 비닐 앞치마 입은 아줌마가 구경하란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아주머니 희망이 무어냐고 물어봤다.

“희망! 희망 같은 소리랑 국회의사당 쪽에나 하세요. 죽지 못해 산다오. 생선 파는 게 희망이지!.” 생선이나 사가란다. 아픈 데를 건드렸구나 싶어 동태 한 보따리를 사서 집으로 왔다.

태진아 가수의 잘 살 거야!~ 우리 모두 잘살 거야!~♪ 희망의 노래가 내 가슴을 위로해 준다. 가수 부인인 옥경이는 치매 환자로 세상 물정을 모르는데, 희망이 있을까?

효인성 문화원에서 오는 벨 소리에 전화기를 들었다.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이 효 사상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효자도 강사에 응하란다.

그렇지 내 나이에 인생 살아온 경험과 가정 밥상 머리에서 효가 가정의 윤리다. 위계질서가 무너지면 가정이 파괴되지.

효는 개인주의, 편파주의, 배신 주의,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서 효·복지 융합으로 하모니 같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충효인성원 원장과 대담 일정을 잡았다.

그렇다.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사라져가는 효 문화를 일으켜 세워 가정, 이웃에 언행이 일치되는 교육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이라도 희망을 품고 노력하면 젊은이와 상통할 수 있는 희망을 가져본다.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을사년  박윤규 김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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